퇴직연금 디폴트 옵션 시행 배경, 의무화, 운영 상품 및 선택 방법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지난 7월 12일부터 디폴트 옵션이 의무 시행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기존 퇴직연금 가입자에게는 용어가 생소하기 때문에 어렵게 느낄 수 있지만, 간단한 개념이기 때문에 퇴직연금 디폴트 옵션에 대해 자세한 내용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퇴직연금-디폴트-옵션-시행-배경-의무화-운영-상품-및-선택-방법

퇴직연금 디폴트 옵션

증권사에서 문자와 카카오톡으로 퇴직연금 디폴트 옵션을 지정하라는 문자 자주 받아보셨을 것입니다. 디폴트 옵션이라는 용어가 낯설어서 어렵게 느낄 수 있지만, 이 제도는 아주 쉬운 개념입니다.

퇴직 연금 가입자가 퇴직 연금 자산을 투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대비해서 미리 지정해 둔 상품으로 퇴직 연금 적립금을 투자하도록 하는 제도가 바로 디폴트 옵션입니다.

퇴직연금 가입자가 꼭 알아야 할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1. 시행 배경
2. 디폴트 옵션이란
3. 디폴트 옵션 의무화
4. 퇴직연금 가입 내역 확인 방법
5. 디폴트 옵션 운영 상품
    - TDF(타깃 데이터 펀드)
    - 혼합형 펀드
    - MMF(머니 마켓 펀드)
    - 인프라 펀드
    - ELB(주가 연계 파생 결합사채)
6. 투자 성향과 상품 선택

시행 배경

디폴트 옵션은 2021년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2022년 7월부터 시범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1년이 지난 2023년 7월 12일부터는 의무 시행되었습니다.

하지만 의무 시행으로 인해 생각보다 많은 퇴직연금 가입자에게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디폴트 옵션이 시행된 배경을 이해하면, 디폴트 옵션이 왜 필요한지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2012년부터 2021년,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 퇴직연금 수익률 평균은 2.49% 수준이라고 합니다. 국민연금 6.34%, 미국 퇴직연금 8.9%, 호주 퇴직연금 7.84%로 퇴직연금 수익률은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퇴직연금의 목적은 노후 보장에 있습니다. 노후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물가 상승률만큼의 수익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퇴직연금 가입자가 적립금을 직접 투자하지 않아서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어 디폴트 옵션을 의무적으로 가입해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시행되었습니다.

디폴트 옵션은 넛지라는 책의 저자이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리처드 실러 교수가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서 디폴트 옵션과 자동 가입을 주장했습니다. 게다가 미국에서는 2006년, 영국 2008년, 호주 2013년부터 이미 퇴직연금 디폴트 옵션을 도입했습니다.

쉽게 말해, 디폴트 옵션은 이미 미국, 영국, 호주에서 10년 이상 운영해 온 제도로 앞서 설명한 수익률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국민연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디폴트 옵션은 국내에서 만든 제도가 아닌 수익률을 통해 검증된 제도입니다.

디폴트 옵션이란

퇴직연금의 종류는 DC형, DB형, IRP 계좌가 있습니다.

  • DB형 : 확정 급여형(회사 책임형)
  • DC형 : 확정 기여형(근로자 책임형)
  • IRP 계좌 : 개인형 퇴직연금

확정 급여형은 회사가 퇴직연금을 직접 운영해 주기 때문에 가입자가 신경을 쓸 일이 없습니다. 개인이 직접 운영해야 하는 DC형과 IRP 계좌가 디폴트 옵션의 의무 가입 대상자입니다.

디폴트 옵션은 사전 지정 운용제도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사전에 특정한 상품을 지정해 놓으면 자동으로 운영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퇴직연금 디폴트 옵션은 사전 지정을 꼭 해야 한다는 안내문을 확인하고, 퇴직연금 디폴트 옵션 의무라고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지만 사실 지정하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디폴트 옵션을 설정하고, A라는 상품을 사도록 지정해 놓으면, 상품을 바꿀 때까지는 자동으로 계속해서 A 상품을 사게 됩니다. DC형이나 IRP 계좌로는 개별 주식은 매수할 수 없고, 예금이나 ETF, 펀드 등의 상품을 매수할 수 있습니다. 만약 정기 예금처럼 만기가 있는 상품이 만기가 되는 경우나 신규 가입자의 경우에 디폴트 옵션이 발동됩니다. 만기가 되면 4주를 기다린 후 디폴트 옵션이 게시됨을 안내하고 그래도 아무런 투자를 하지 않으면 그로부터 2주 후에는 처음 정해 놓은 상품이 매수되는 구조입니다.

신규 가입자의 입금 후 2주간 상품을 매수하지 않으면, 디폴트 옵션이 적용됩니다. 물론 디폴트 옵션을 정했다고 해서 다른 상품을 매수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디폴트 옵션은 2023년 7월 12일부터 적용되었습니다.

디폴트 옵션 의무화

디폴트 옵션은 의무 제도입니다. 그래서 사용자인 회사는 퇴직연금 사업자가 제시한 디폴트 옵션 제도를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로 노사 합의에 의한 DC 규약을 변경해서 도입을 해야 하는 의무를 가집니다. 2023년 7월 11일까지 모든 기업이 실제로 DC형을 도입했습니다.

근로자인 가입자들은 퇴직연금 사업자가 선정하는 디폴트 옵션 중에서 근로자가 거래하는 금융 회사에 디폴트 옵션 상품을 선정해야만 하는 의무를 가집니다.

디폴트 옵션은 의무 제도이지만, 본인이 원치 않으면 안 해도 괜찮습니다. "OPT-IN, OPT-OUT"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사실 가입자가 원하면 언제든지 들어가고, 원치 않으면 나올 수 있는 구조입니다.

퇴직연금 가입 내역 확인 방법

근로자가 가입한 퇴직연금 종류가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우선입니다. 퇴직연금 가입자가 어떤 종류의 제도에 가입되어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퇴직연금 가입 내역을 확인하는 방법은 회사 담당자에게 물어봐서 확인할 수 있고, 금융감독원에서 운영하는 통합 연금 포털에서 회원가입을 통해 본인이 가입하고 있는 모든 연금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원-통합-연금-포털-연금-조회

통합 연금 포털에서 확인해 보고 DC형이나 IRP 계좌에 가입되어 있다면, 디폴트 옵션 제도에 적용받기 때문에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디폴트 옵션 운영 상품

디폴트 옵션을 지정했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의 종류는 수익률을 좌우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디폴트 옵션 상품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또한 투자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에게 어떤 형태로 운영이 될 것인지 사전에 정해진 상품이기 때문에 법에서 엄격하게 운영할 수 있는 상품들을 정해놓았습니다.

  • 펀드(집합투자증권) : TDF(타깃 데이터 펀드), 혼합형 펀드, MMF 등, 인프라 펀드
  • 원리금 보장 : 은행 예·적금, 최저이율보증보험(보험사, GIC), 주가 연계 파생 결합사채(증권사, ELB)

투자형 상품인 펀드와 원리금 보장형 상품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TDF, 혼합형 펀드 그리고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MFF, 장기 투자를 할 수 있는 인프라 펀드가 적격 상품에 해당합니다.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는 은행에서 제공하는 예금, 적금이 있습니다. 그리고 보험사에서 제공하는 상품을 최저 이율 보증 보험이라고 하는데 확정 금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것을 영어로 GIC라고 하는데, 보험회사에서 금리를 고정해서 주기 때문에 원리금 보장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아직까지 국내 디폴트 옵션 상품에는 도입이 되지 않았지만, 증권사 ELB 같은 경우 법에서는 운영 가능하게 되어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디폴트 옵션 운영 상품의 내용과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TDF(타깃 데이터 펀드)

타깃 데이터라는 것은 특정한 날짜를 지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특정한 날짜는 퇴직할 날짜를 말합니다.

만약 2050년 퇴직을 한다고 하면, 퇴직연금 가입자가 선택할 수 있는 TDF는 증권사의 '2050 TDF'라는 명칭을 가진 상품에 가입하는 방식입니다.

TDF-Glide-Path-활강-경로

TDF의 구조는 가입 초기에는 위험 자산의 비중이 꽤 높습니다. 그러다가 점점 은퇴 시기가 다가올수록 위험 자산 비중을 낮춰서 투자 위험도를 조정해서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상품입니다. 이를 글라이드 패스(Glide Path)라고 합니다.

혼합형 펀드

혼합형 펀드는 주식과 채권을 섞어 놓은 상품입니다. 주식과 채권을 섞어서 분산 투자를 할 수 있고, 위험 대비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 주식 편입 비율이 50% 이상인 주식 혼합형 펀드, 50% 미만인 채권 혼합형 펀드가 있습니다.
  • 채권형 펀드의 안정성과 주식형 펀드의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상품
  • 예금+α 수준의 수익을 추구하는 가입자에게 적합한 상품
  • 주식투자 비중, 투자 대상 주식의 종류 등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클 수 있습니다.

퇴직연금 사업자인 금융회사가 추천하는 펀드마다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가입자가 혼합형 펀드를 고려한다면, 실제 어떤 구조인지는 직접 살펴보아야 합니다.

MMF(머니 마켓 펀드)

MMF는 만기가 짧고 안전하면서 빠른 현금화가 가능한 채권형 펀드입니다. MMF에 포함되어 있는 채권은 만기가 짧거나 얼마 남지 않은 2~3개월 상품이면서 신용 등급이 굉장히 안전한 상품으로만 구성한 상품입니다. 채권형 펀드 중에서는 가장 만기가 짧은 채권을 다룬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이런 특징 있는 채권을 투자하기 때문에 펀드의 가격 변동이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고정 이자율처럼 계산을 할 수 있지만, 이자율이 낮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인프라 펀드

인프라 펀드는 도로, 공항, 터널, 항만, 통신망, 발전소, 전력 에너지, 환경시설 등 사회간접자본의 건설 및 개발 사업에 직접 투자를 하거나, 관련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방식의 펀드를 말합니다.

일반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와 가장 큰 차이점은 기업은 경쟁사가 존재하기 때문에 혁신적인 전략을 가져오면 시장 점유율을 뺏기고, 매출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인프라는 대부분 독점이기 때문에 경쟁에 대한 걱정이 없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투자하는 자본금이 상당히 많이 들어가서 일종의 독과점이지만, 국가 산업과 연동되어 있고 각국의 국가 자금들이 동시에 출자해서 공동투자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ELB(주가 연계 파생 결합사채)

증권사에서 빌려준 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를 우발부채라고 합니다. 회수가 불가능한 것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이 있는 부채들을 의미합니다. 증권사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을 100% 이하로 관리하라는 것이 정부 지침입니다. 쉽게 말해 증권사에서 가진 돈 이상의 부채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증권사들은 우발부채를 대비하기 위해서 돈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서 만든 상품이 바로 ELB와 DLB입니다. ELB는 주식에 연계된 채권을 의미합니다. 어떤 상품에 연계가 되어 있느냐에 따라 이름은 차이가 있지만, ELB의 특징은 원금이 보장된다는 점입니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5,000만 원까지 정부가 보증하지만,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정부가 일체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증권사가 망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ELB 상품을 선택할 때는 단기 자금을 운용하고, 예금 대비 금리가 1% 이상 높은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투자 성향과 상품 선택

디폴트 옵션에는 투자형 상품들이 많이 연계되어 있습니다. 퇴직연금의 수익률이 낮은 이유는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많이 투자하기 때문입니다.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는 투자형 상품에 투자해야만 기대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가입자의 투자 성향을 파악하고 상품을 선택해야 합니다. 투자 성향은 금융회사들의 몇 가지 설문 문항에 대해 답변하여 위험 성향을 파악합니다. 설문 문항은 과거의 투자 경험, 금융 지식수준 등의 정보를 통해 2~5등급까지 나누어 적합한 투자 상품을 선택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보통 디폴트 옵션에서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은 단일 상품으로 구성되어 있거나, 2~3개의 펀드로 구성되어 있는 포트폴리오 형으로 구분됩니다. 상품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디폴트 옵션 제도를 가입 후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가입자가 납입과 성과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점검을 통해 관련 지식을 쌓고, 퇴직연금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함께 체크해 보는 것을 권장합니다.